왜 메뉴는 세 개씩 나눠보여줄까? 뇌가 기억하기 쉬운 숫자 구조의 비밀
웹이나 앱, 슬라이드, 광고까지 왜 항상 정보를 3개나 5개 단위로 나눠 보여줄까요?
이 글에서는 뇌가 정보를 어떻게 기억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숫자 구조의 심리 원리와, 이를 실제 UX 설계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립니다.
1. 뇌는 정보를 ‘작게 끊어서’ 기억한다
사람의 뇌는 생각보다 정보를 많이 저장하지 못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적이죠. 1956년 심리학자 조지 밀러는 인간의 단기 기억 용량이 평균 7 ± 2개라고 발표했고, 이는 곧 ‘매직 넘버 7(Magic Number 7)’이라는 개념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은 한 번에 5~9개 사이의 정보만 안정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원리는 교육, 마케팅, 프레젠테이션, UX 설계 등 거의 모든 정보 전달 구조의 기초가 됩니다.
특히 사람들이 정보를 더 잘 기억하고 이해하도록 하려면, 작은 단위로 끊어 묶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TOP 3’, ‘5가지 특징’, ‘7가지 꿀팁’ 같은 구조를 자주 보게 되는 것이죠. 이건 단지 보기 좋은 구성이 아니라, 인지 과학 기반의 정보 디자인 전략입니다.
2. 왜 특히 3개 단위가 가장 효과적일까?
그중에서도 ‘3’이라는 숫자는 가장 기억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유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 한눈에 들어옵니다: 3개는 시각적으로 가장 빠르게 인식되는 양입니다.
- 자연스러운 흐름: 처음–중간–끝의 구조가 인지적으로 익숙합니다.
- 리듬과 안정감: 홀수인 3은 시각적 리듬을 만들고 중심점을 줍니다.
그래서 광고 카피, 블로그 제목, 카드뉴스, 유튜브 콘텐츠까지 대부분 3단 구성을 사용합니다. 예: “3가지 이유”, “3단계 전략”, “3분 꿀팁” 같은 표현은 클릭률이 높고, 전달력도 뛰어납니다.
심지어 피칭 발표나 강연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3가지 핵심”이라는 식으로 구조를 잡으면 청중의 집중도와 이해도가 눈에 띄게 높아집니다. 3은 단순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설계를 만드는 UX 심리학의 황금 구조입니다.
3. 정보가 많을수록 오히려 덜 선택한다 – 선택 과부하
선택지가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사람은 너무 많은 정보나 옵션을 마주했을 때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느끼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걸 ‘선택 과부하(choice overload)’라고 하며, UX 디자이너나 마케터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심리 현상입니다.
대표적인 실험이 있습니다. 24가지 잼을 진열한 매장보다 6가지 잼만 놓은 매장에서 구매율이 무려 6배 높았다는 결과가 있었죠.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사용자의 집중력과 결정력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정보 설계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보여줄까’가 아니라 ‘어떻게 묶어서 보여줄까’입니다. 줄이지 않아도, 잘 묶고 정리하면 인지 피로를 줄이고 선택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4. 실전에서 자주 쓰이는 정보 설계 숫자 공식
숫자마다 전달력과 기억력에 미치는 효과가 다릅니다. 실무에서는 아래처럼 정보를 구조화하는 공식이 자주 활용됩니다.
숫자 | 특징 | 활용 예 |
---|---|---|
3 | 가장 인지하기 쉽고 간결함 | 핵심 요약, 광고 문구, 발표 슬라이드 |
5 | 정보 밀도 높으면서도 부담 없음 | 옵션 비교, 제품 특징 |
7 | 허용 가능한 최대 기억 단위 | 자주 묻는 질문, 카테고리 |
5. 초보자를 위한 정보 묶기 실전 팁
①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기억하기 좋은 방식’으로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보여주고 싶을 때일수록, 사용자의 입장에서 묶어주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보여주는 양보다 기억되는 구조가 훨씬 중요합니다.
② 정보는 3~5개 단위로 그룹화
모바일 버튼, 기능 카드, 콘텐츠 리스트 등은 3~5개로 제한하면 가독성도 좋아지고, 스크롤 리듬도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③ 너무 많을 땐 하위 그룹으로 쪼개기
예: 12개 기능 → 3개 그룹 × 4개 항목 이런 식의 그룹핑(grouping)은 복잡함을 정리하고 선택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탁월합니다.
사용자가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기억하고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진짜 UX입니다.
6. 결론: '얼마나 보여줄까'가 UX의 핵심입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나열하는 게 아닙니다. 사용자가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고, 기억하고, 행동하게 만들 것인가를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정보가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며, 3, 5, 7이라는 ‘기억에 최적화된 숫자 구조’를 활용한 정보 설계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앞으로 슬라이드, 카드뉴스, 앱 UI, 블로그 콘텐츠를 만들 때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 “이건 너무 많지 않은가?”
- “3~5개 단위로 재구성하면 더 보기 좋지 않을까?”
이 작은 고민 하나가 당신의 콘텐츠를 더 명확하게, 더 설득력 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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